100개 주차시설 위에 100개 공원을 상상한다!
페이지 정보
본문
2018년 3월
서울시의 인구밀도는 행정구역상 면적과 인구기준으로 산정하였는데 세계적으로 고밀도인데로 실제 서울 외곽 사람들이 거주하지 않는 공원녹지를 제외한 가용면적대비 밀도로 계산한다면 서울의 밀도는 더 높아질 것이다.
그 동안 지속적으로 공원녹지를 확충해왔음에도 불구하여 여전히 쾌적하지 않은 근본적인 이유는 밀도문제가 크겠지만 그것만으로 모범답인이라는 확신을 할 수 없고 혹 그 동안 추진했던 방법에는 문제가 없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서울과 비교대상인 도쿄, 베이징, 싱가포르, 런던, 파리, 뉴욕을 보면 부분적으로 우리가 배울 것이 있지만 이 부분적인 배움이 문제이다.
디자인을 하면서 좋은 요소를 부분적으로 반영하여 하나를 만들었을 때 전체적으로 보면 조화롭지 못한 것을 느끼듯 비교 대상이지만 벤치마킹은 더 이상 하지 말고 우리의 기후, 지형, 문화, 도시역사 등 서울에 적합한 서울만의 새로운 정책을 반영한 도시를 만들었으면 한다.
기본적으로 도시의 틀(Frame)을 구성하는 도로체계에서 서울은 방사형, 격자형, 순환형이 혼재되어 도시 이미지가 통일되고, 질서있고, 조화롭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가 있다.
그러나 서울의 도시정책 자체는 고무적이고 발전적이다. 역사도시 서울의 도시를 재생하고 복원하는 것 등이 장기적 과제를 실천하고 있으나 시민들이 체감에는 다소 거리가 있다.
50여년 전 차량이 없었을 때 서울의 골목길은 놀이터이자, 공원이고, 공동체마당이다.
그런데 지금은?
지금 골목길은 차량으로 화재시 소방활동도 어려워 소중한 생명을 잃고 주차문제로 이웃간에 다툼으로 그렇지 않아도 삭막한 도시생활을 더 삭막하게 하고 있다.
우리 지형에 적합하지 않으나 그 시대에는 어쩔 수 없이 만들어진 이도저도 아닌 도시가 만들어졌고 자동차의 급속한 보급은 미처 준비하지 않은 도시골격에 더 맞지 않은 옷을 입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아닐까? 구조적인 문제를 풀기에는 어렵지만 그래도 적합한 방안은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공동주택이 편리하지만 편리하다고 서울의 주거형태를 모두 공동주택으로 할 수는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도시는 욕망이 넘치고 주변으로부터 공급받지 않으면 하루도 생존할 수 없는 곳이라고 하였다. 도시는 소비적인 공간으로 언제까지 소비만 할 것인가?
하여 최소한 미곡이나 채소를 생산할 수는 없어도 쾌적한 공기를 생산하고 차량소유는 하되 사용을 절제할 수 있도록 하면 진공청소기와 같은 도시의 오명은 벗어날 수 있을 듯 하다.
비교적 여유가 적은 다세대주택, 근린주택을 위해 일정 규모의 주택마다 공동주차장을 조성하되 공원녹지과가 협업하여 100개의 주차공간과 상부에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놀이터, 공원, 마당, 텃밭 100개 조성을 상상해 본다.
공사비가 많이 드는 지하가 아닌 지상에 주차장을 만들되 해당 주민들이 자유롭게 주차가능 하도록 출입장치를 하고 지붕층은 놀이터, 공원, 마당을 만드는 사업을 어떨까?
우리나라는 무슨 정책이던 최고, 최초, 최대에 대한 강박감을 가지고 추진하였는데 기록은 언제가 깨지게 되어있고 깨졌을 경우 또 다시 기록을 갱신하려고 할 것인가?
이렇게 하면 비용도 많이 필요하고 효과도 크지 않고 민원으로 추진도 어렵고 잘못 관리될 경우 도시에서 흉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 이제는 다른 방식으로 해보는 것은 어떨까 한다.
정반대의 방법. 규모는 적정하게, 아담하게 낮게 해보면 어떨까 한다.
골목길 입구에 부지를 확보하고 소규모로 조성하고 골목길은 이사나 응급환자 후송 등으로만 사용하고 골목길 자체를 차가 늘 차가 없도록 조성하면 어떨까 한다.
차가 없는 골목길은 놀이터이자 정원이고 마당일 수 있지 않을까?
규모가 큰 지하주차장을 만들면 늘 점등하여야 하고 에너지가 많이 들고 그닥 지하는 선호하지 않고 크다보니 사각지대가 발생하여 위험하니 CCTV를 만들어야 하고 크게 만든 탓에 익명성이 있어 누구도 시설을 깨끗이 사용하지 않으니 청소하는 분이 있어야 하고 또 규모가 크니 요금을 징수하기 위해 기계를 사용하더라도 오작동울 대비해 인원이 있어야 하고…
주차하고 집까지 비교적 먼거리를 걸어서 가기보다 근거리 집주변에 주차하고자 하는 것 때문에 화재시 소방차가 진입을 못해 화재진압을 못하기는 불상사가 없도록 근거리에 작은 주차공간을 만드는 것은 어떨까?
작지만 집과 가까운 주차장을 만들어 이용자 누가인지 확실히 인지되어 주차장을 깨끗하게 사용할 가능성도 있고 측광과 부분적인 자연채광이 가능토록 하여 에너지를 절약하고 공기정화를 위해 별도의 설비시설 설치를 안 해도 되니 경제적이지 않을까?
한번 쯤 ‘양’에 집착하지 말고 질과 가치, 실제 이용형태를 고려하여 시범사업이라도 해보면 어떨까?
서울은 어느 나라보다 독특한 문화경관을 지니고 있는 도시이다.
600년 넘은 국가의 도시였기에 비록 국가와 도시의 정체성을 알기 전에 전쟁과 수 많은 개발로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훼손하였지만 잔존하는 역사문화요소가 많은 도시라고 생각한다.
남산에 올라가 서울 시내를 보노라면 궁궐과 조화되지 않고 서로 경쟁하는 건물이 주경관이라면 북한산에 올라가 서울을 내려다보면 녹지는 거대한 아파트 단지 내 녹지, 도로변 가로수만 있고 저층의 다세대, 연립주택은 거의 녹색을 찿기 힘든 삭막한 도시경관을 보여준다.
이제 이곳에 100개의 주차공간, 100개의 공원이 만들어진다면 남산이나 북한산에 올라가 도시를 바라볼 때 점점이 녹색이 보인다면 서울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시민들은 특별함이 아닌 일상에서 얼마나 편안하고 행복할까 상상해본다.
싱가포르의 도시 경쟁력은 녹색도시정책이라고 생각한다. 어디를 가던 안전하고 심지어 건물 고충부까지 입면녹화가 완벽하니 얼마나 아름다운 도시인가?
우리나라는 싱가포르처럼 녹화는 할 수 없지만 싱가포르가 년 중 경관변화가 다양하지 못하다면 뚜렷한 사계절의 다양한 경관은 우리의 강점이 아닐까?
4계절 다양한 경관은 우리의 강점이다.
도시녹화 전에 광장문화가 없는 나라에서 수없이 만들어지는 존재만 하는 광장보다 늘 편히 이용하는 골목길을 필요시 광장으로 변신하고, 깨끗한 공기, 모퉁이 혹은 일정거리마다 만들어지는 작은 짜투리 공간, 동일한 규격, 다량의 군식 식재가 아닌 모퉁이를 돌아갔을 때 만나는 오래된 나무, 획일적이지는 않으면서 서로 조화를 이루는 현대건축물, 화려하지는 않지만 소박하고 아름다운 작은 건물 및 공간. 그래서 누구나 편안하고 부담없이 그 공간에서 즐길 수 있는 곳..
싱가포르에서 배울 점은 식물생육에 유리한 기후조건임에도 가로수에도 관수시설을 한 반면 우리는 하다못해 시민들이 먹다버린 커피라도 마시고 사는 가로수 생육이 더 낫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과연 우리가 도시에서 살 자격은 있는가 생각한다.
우리에게 쾌적한 집과 건강한 식품으로 사는 것처럼 모든 수목에 좋은 토양, 햇빛 그리고 깨끗하고 충분한 물을 줄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면 그들은 반드시 우리에게 쾌적하고 신선한 공기로 보답할 터인데…
100개의 주차공간에 만들어지는 100개의 놀이터, 공원, 텃밭은 언젠가 이런 도시를 만들어줄 수 있을 것으로 상상해본다.
- 이전글글의 힘/설계의 힘 23.07.19
- 다음글길이 있어도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으면 그 길은 사라진다. 23.07.19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